요즘은 밥때는 생각이 없다가 한참 밥때가 지난 시간에 뱃고동이 구슬피 울려퍼진다. 근데 또 막상 뭘 먹고 싶다라기 보다는 배가 고프다에서 뱅뱅 맴돈다. 그렇게 단게 안좋다는데 각설탕을 한가득 사다가 사탕 까먹듯 먹어댄 전적이 있던 나는 또 단것을 축내고 만다.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 함께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시원한 하이볼이 먹고 싶다. 산토리 카쿠빈의 향은 은은하게 단향이 난다. 꿀같기도 하고 은은한 과일인 듯 하고, 옛날 우리의 엿기름 같은 향도 지니고 있다. 뭔가 따뜻하고 포근한 향이고 은은하고 섬세한 향이다. 내 기준에서 우아한 향이며 여운도 잔잔하다.
편의점에 파는 하이볼이라도 먹어볼까 하고 집을 나서려고 했지만, 부모님은 여전히 엄격하고 집밖은 무조건 위험하다며 사십 넘은 자식을 나가지 말라 엄히 다스린다. 결국 집마당에서 밤공기를 한껏 흡입함으로 배고픔과 하이볼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을 날려 밤공기로 밀어냈다.
10시가 넘어가는 시간에는 뭔가 몰입을 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생산적이지 못하고 결론도 없으며 메시지도 없는 생각들이 뒹굴뒹굴거려 어지럽게 하는 듯 하다. 그리고 기존에 듣던 노래 대신 새로운 노래를 들어야겠단 생각을 한다. 어느날 귀에 익숙한 노래들은 언젠가 했던 공허한 생각을 함께 가지고 와서 더욱 어지럽힌다.
생경한 노래를 들어야겠다. 어렵지 않은 쉬운 책을 읽어야겠다. 혹은 뭔가 끝을 빨리 맺어야 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시간으로 만들어야겠다.
차디찬 얼음 하나 씹어먹으면 정신이 빠짝 들겠다 싶어 냉장고를 열었다가 애정하는 것들 중에 하나인 고향의 만두가 손짓을 하며 말한다.
"너의 공허함 따위는 내가 다 없애줄테니, 어서 나를 찌거라."
수요일의 공허함은 고향의 만두의 희생으로 그렇게 그렇게 떠나갔다는 이야기, 끄읕.
봄밤, 어렴풋한 불면증 그리고 인디 플레이리스트
1. spring rain - Oscar Dunbar (봄밤 ost)
I can tell that you're the same as me.
Wanting to feel curious and free.
Life had locked me in, but you opened up the door.
You opened up the door.
Seasons, they change
Gone away then back again.
Every sign I see is you.
I am tired of hiding how I feel.
Every sign is telling me it's real.
2. 오늘은 마치 - 최기덕
I know It's love.
And pure side of you.
make me feel so yeah oh,
Oh she's lovely.
And I find she's lovely.
And I know she's lovely.
And my eyes will love you.
Another day and night will
Be the light it's all for you.
I know she's lovely.
And my eyes will love you.
I know she's lovely.
And my eyes will love you.
3. 별을 지우고 꿈을 잊고 - 위아더나잇
그대와 난 이 봄에 새로 시작하고 싶어.
그대와 난 저 별을 하나 둘 지워버리며,
무척이나 쓸데없는 꿈들을 잊어버리고,
너와 살아가는 이야기로 가득 채우고.
달이 뜨면 내게로 와줘요.
매일매일 지나가니까요.
이제 겨울이 다르게 보여.
어제와는 셋 둘 하나 둘
그대와 난 이 봄에 새로 시작하고 싶어.
그대와 난 저 별을 하나 둘 지워버리며,
무척이나 쓸데없는 꿈들을 잊어버리고
너와 살아가는 이야기로 가득 채우고
별을 지우고서 나는 상관없어.
꿈을 지우고서 너를 가득 채워.
4. 화원 - 크르르
또 한낮의 햇살엔 마음을 널어두고
난 그대를 위한 시를 쓰겠네.
수많은 말들을 담기엔 어려워서
품어둔 꽃말은 그대를 기다려요.
난 이다음에 크면
얼마나 예쁜 꽃을 피울까요.
웃자란 가지만 무성할까요.
아무도 몰라요.
그댄 이런 날 안아 줄까요.
언제나 커다란 그늘을 드리운 날
이다음에 크면
얼마나 예쁜 꽃을 피울까요.
웃자란 가지만 무성할까요.
아무도 몰라요.
그댄 이런 날 안아 줄까요.
언제나 커다란 그늘을 드리운 날.
5. 마음의 날씨 - 정아로
음 아주 가끔은
음 구름이 찾아온대도
이제 조금은 편해졌어
네 마음이 조금 흐려질 때면
난 가만히 너의 곁에 있을게
내 사랑이 가끔 불어오는 바람처럼
느껴지면 좋겠어
오늘 하늘은 내 기대완 좀 달라도
비가 내려도 우린 다시 또 그랬듯 사랑할 테니까
내 사랑이 잠시 가려진대도
난 가만히 너의 곁을 지킬게
내 마음이 문득 들어오는 햇살처럼
느껴지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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