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딸기의 시간 , 플레이리스트

2025년 4월의 나는 딸기 하나에 2021년 4월로 날아갔다.

 

하나하나 딸기를 다듬어 내가 좋아하는 설탕을 솔솔 뿌려진 딸기를 가져다 주던 그였다. 그때 그는 나에게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의 감정과 결정이 안정적이지 못했기에 그가 보내는 신호들이 고장이 나서 깜빡인건지 정상 신호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내오는 신호들은 나를 설레게 했다.

 

겨울딸기는 4월이 끝물이다. 그래서 단내에 비해 단맛은 적다. 근데 2021년 4월 19일 그가 건넨 딸기는 달고 달고 달디단 딸기였다. 그가 보탠게 설탕이 아니라 진심이였기에 나는 그 딸기 하나하나가 그토록 눈물나게 맛있었다. 그는 종종 비빔면이나 짜파게티, 그리고 그 날 맛있게 만든 음식을 소담하게 담아다 어미새가 아기새에게 먹이 듯 그렇게 주섬주섬 먹였다.

나는 그것을 먹고 그사람에 대한 마음을 살찌워갔다.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게 어떤 것에도 사라지지 않게.

2025년 4월 그는 또 나에게 딸기를 내밀었다. 그때보다 더 크고, 빨갛고 단단한 딸기를.

 

요즘은 철에 상관없이 먹어댈 수 있는 딸기인데, 나는 이 딸기를 씻다가 왈칵 눈물을 쏟아낼 뻔했다. 위태로움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위기가 아닌 위기들이 앞을 가로막은 날들도 번번이 있었던 그와 나였다. 그런 우리가 시간과 시간들 사이 촘촘하게 추억을 끼워넣어 어떤 무엇에도 무너지지 않은 우리의 성을 만들었다.

똑닮은 우리도 아닌 다름이 선명한 우리지만, 우리만의 대화는 위트가 있고 유머가 있으며 우리만의 코드가 있다. 다름이 서로의 부족함에 채움이 되고 같음 우리를 우리고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매년 모든 계절들에 충실히 기억을 만들었고, 1월부터 12월까지 일상도 이토록 특별할 수 있음을 증명해보였다. 

4월 딸기

 

365일에 350일 넘게 얼굴을 본 우리지만, 보지 못한 시간을 아까워하며 애타는 그리움을 우주도 알아차렸는지 퍼즐을 맞춰 많은 시간을 붙어 함께 할 수 있게 허락해주었지만_ 욕심 많은 조금 더 아니 아예 함께를 외치며_ 우주를 조르고 조르는 중이다.

 

내년에도 딸기 한 번, 사랑스러운 그사람 한 번 쳐다보며 주책맞게 코끝 찡해질 수 있기를. 저물어가는 4월의 봄에 새기는 기억 한 줌에 눈 덮힌 동백꽃처럼 하얀설탕이 살살 뿌려진 딸기를 새겨 넣을 수 있기를.

 

간지럽지만, 매일 미세하게 다른 이유들로 그에게 반하고 있는 간질간질한 나의 연애가 딸기처럼 달고 맛나지길. 늘 그러해주길.

 

4월 딸기의 시간과 닮은 플레이리스트

 

 

나상현씨밴드 - love love love

그 여름밤의 우린 많이 울고 웃고

긴긴 시간 속을 지나쳐왔지만

아직도 남아있어.

그때의 너와 내가

가득히 들어차 나의 머릿 속에는

I got Love love love

빠져들어가 이 시간에 점점 더

커져가는 이 기억 속에 한번 두번

쌓여가는 이 마음 전부 다

사랑일뿐이야.

 

검정치마 - everything

넌 내 모든 거야.
내 여름이고,
내 꿈이야넌 내 모든거야.
나 있는 그대로 받아줄게요.

10cm - pet

그대 없인 아무것도 못해내는 바보지
혼자 남은 30초를 못 견디고 아프지
그대 없인 삼시세끼 못 먹지 굶어 죽지
나를 혼자 남겨 두지마 나를 방치 하지마

 

크래커 - 너의 바다(feat.김호연)

솔직히 말할게 너의 바다에 나 빠졌어
천천히 네 맘의 낮은 곳으로 가고 있어
하루 종일 너에게 falling
너도 나와 같을까
난 너와 있을 때면 피어나는
마음을 모두 모아 네 바다 위에
띄워놓고 싶은데

 

라디 - I'm in love

어쩔 수 없네요
내 맘을 숨기기엔
그대는 너무 아름답죠
I thought I never gonna fall in love
But I'm in love
Cuz I wanna love you baby
사실은 처음 봤을 때부터
내 맘속으로부터 그댄 파도처럼 밀려들어
온통 하루 종일 그대만 떠올라
I can be a good lover
wanna be a 네 잎 클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