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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음악 | 앨범재킷에 노래가 담긴 곡들

kind-blossom 2025. 4. 2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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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우울했다. 우울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법을 터득하는 것보다 우울이 갑자기 덥쳤을 때 그 순간 나의 태연한 반응을 내보일 수 있는 내공이 절실하다. 그때는 지나칠 일들이 지금은 우울로 다가오고, 아무렇지 않은 일상의 일부가 아무런 감정이 되어 특별함으로 나를 막아선다.

 

이상케도 작은 우울한 감정 하나는 지구의 모든게 나에게 등을 돌리는 나비효과를 가져온다. 모두가 나를 다독이고 안아주어도 겨우 괜찮아요 라고 일어설텐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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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을 찾아보는건 해서는 안된다. 무수한 것들이 다 내가 원인이요 손을 들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으니, 원인보다는 지금 나를 덮치는 우울에 빠져나올 수 있는 것들만 궁리해야 한다. 

평소 즐거웠던 것들도 소용이 없다. 지금 이때 조금 내가 평온할 수 있는 것에 머릴 굴려야 한다. 운이 좋다면 머릴 굴리다가 피로해진 우울감이 스스로 자빠질 수 있다. 

출처:  Unsplash 의 Luana De Marco

처음 대처는 활자 대처법이었다. 음악을 듣자니 여러 사연들이 올라왔고, 영화를 보자니 없던 울컥함이 목구멍까지 기어 올라올 것 같았다. 그땐 책이다. 활자를 하나하나 따라가야 한다. 처음에는 눈에만 스치던 글자들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다보면 다른 생각들이 우울함을 밀어낸다. 빽빽한 글자들이 주는 표현할 수 없는 위로의 힘은 대단하니까.

이번에는 활자 대처법이 졌다. 무참히 졌다. 그다음은 조카들의 몫이다. 아이들이 주는 힘은 대단하니까.

그들에게 위로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그들도 우울했을 때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수 있으니까. 고모가 우울해. 어떻게 해야할까란 물음에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나를 치유한다.

둘째는 게임을 제안할 것이다. 제안에 무조건적인 거부보다는 무조건적인 긍정이 먼저다. 그래 같이 해볼까이다. 대신 우울함이 나아지지 않으면 고모는 그만둔다는 조건은 필수다. 이번에 새로 업그레이드 했다는 게임은 이상케도 나를 웃게 했다. 공허한 웃음일지라도 날 웃게 했다. 

출처: Unsplash 의 Cyril Saulnier

큰조카는 배드민턴을 제안했다. 그래 육체의 힘이 정신의 무기력함에 에너지를 줄 수 있는게다. 묵직한 몸이 아니라 생각일 것 같다. 오고가는 공을 보며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우울보다는 감사함이 조금씩 피어올랐다.

 

샤워를 하고 난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끗하게 씻기지 못한 우울함은 보채며 가라고 해봐야 뿔이나서 몸을 부풀릴 수 있으니 잠시 서로 휴전모드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단계.

다시 책을 읽었고, 음악을 듣기보다는 앨범 재킷을 보며 새로운 음악이 어떤걸까 예상해보았다. 제법 앨범재킷도 곡목만큼이나 그 노랠 가득 담아내고 있으니까. 나의 우울함에게 너 이제 갔어? 라고 확인하지 않았지만, 나는 지금 웃고 있고 오늘의 계획을 얼만큼 해냈는지 틈틈이 체크하고 있다.

 

변화에 대한 필요에 대해 방안을 고민하기도 하며, 그때 예상했던 곡들을 들으며 앨범재킷만 보고 이런 곡일거야 했던게 얼마나 맞아떨어졌는지 확인까지 하고 있다. 이렇게 또 나는 나를 이겨내고 있다. 풀썩 주저앉아 어두운 곳으로 도망갔던 어느날과는 달리 조금 더 단단해졌다. 그거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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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음악 | 앨범재킷에 노래가 담긴 곡들

(앨범재킷을 누르면 곡을 들을 수 있어요.)

1. 너란 기억이 주르륵 - 메리스윗카페

메리스윗카페 앨범재킷
메리스윗카페 앨범재킷

 

" 괜찮을 이 비도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데
   난 이렇게 내 맘속에 니가 비쳐서 흔적들이
   흘러가 버리지가 않아. "

 

 

2. 빗소리 - 이스트코너

이스트코너 앨범재킷

 

 

" 가만히 앉아서
빗 소릴 듣고 있으니까
눈과 귀가 빠져드는 기분이 들어
추적추적 빗소리가 즐겁게 들릴 때
기억나는 너와 함께 하고 싶은 기분이야
가끔은 이런 기분에 취해
너를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아. "

 

3. 소나기 - SHUYA(feat. 예빛)

SHUYA 앨범재킷

 

"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나를 괴롭히는 너의 잔상도
모두 다 사라져 있을 거야
널 잃고 나약해진 나
몇 방울에 젖어 흐물거리는 나
알지 말아 줘
모두 흘려보내 줘. "

 

4. 달력 - off the menu(오프더메뉴)

off the menu(오프더메뉴) 앨범재킷

 

" 모든 게 사라진 황량한 사막 속에
나홀로 피어있는 외로운 꽃들처럼
하늘에 수놓은 생각들을 맞출 수만 있다면
우리의 모습을 전부 그려낼 수 있을 텐데
하늘에 수놓은 생각들을 맞출 수만 있다면
우리의 모습을 전부 그려낼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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