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ver horse(9와 숫자들)
2024년 3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나이가 불혹인데 무책임한게 아닐까 했지만, 이렇게 내나이에 책임을 다하다간 내마음에 몹쓸짓을 계속하는게 과연 맞나 싶었다. 인간관계에서 무너질만큼 무너졌고, 직장에 대한 불신 또한 커져 내중심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기 일쑤였다. 비겁해보일지 모르지만 나는 살기위해서 무책임을 택했다.
정신적, 신체적 건강도 정상궤도를 이탈한지 꽤 되었다.
그렇게 나는 지금까지 불혹 백수로 살아가고 있다. 금전적인 어려움이 슬슬 고갤 들었고 무엇이라도 해봐야 한다는 두려움도 엄습하고 있는 시점이다. 잠들려고 누워대면 온갖 걱정들이 기다렸다는 듯 내옆에와서 함께 드러누웠다.
그러다 우리 부모님 생각이 들었다. 토끼같은 자식들이 자기만 바라보고 있었을테고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늘어난 빚 또한 끊임없이 어깨에 올라타 자신을 재촉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나처럼 도망도 치지 못하고 나이란 책임감과 더불어 부모란 책임감 그리고 누군가의 자식으로서 도리까지 하느라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을까.
주책없이 또르륵 흘러내리는 눈물을 흠치다가 잠드는 날들이 생겼다.
밖을 나가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도 눈에 들어왔다. 어디론가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그들의 공허한 표정들.
텅빈 가게에 덩그러니 앉아 있는 사람들의 한숨들. 빚이라도 있다면 하루가 얼마나 야속할까. 지나는 시간들이 얼마나 두려울까.
다른 위치에 서면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구나. 관점을 달리하면 다른 마음으로 살게 되는구나.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생각과 더불어 행동을 하기로 했다. 움츠린 몸대신 살짝살짝 운동과 흡사한 몸부림을 택했고, 세상에 흐름에 머리채 잡혀 질질 끌려가기 보다는 내세상을 그려나가 세상을 한번 내 뒤로 보내보고 싶단 원대한 꿈을 그려보기 시작했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 제자리걸음이라 힘든 사람들, 오늘이 두렵지만 오게될 내일은 더 무서워 벌벌 떨고 있는 사람들. 어디서든 무엇을 하든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 그들을 위해 오늘은 이노랠 살포시 놓고 가려고 한다.
버팁시다. 그래요. 힘을 냅시다...
앨범재킷을 누르면 유튜브로 이동해 노랠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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