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을 훨씬 넘은 녀자의 멍때림 한조각
마흔살이 될 때 나는 의외로 굉장히 덤덤했다.
교사였을 때 아이들이 나의 결혼식에는 최고의 쇼를 해주겠다고 하면, 나는 늘 그것보다 내가 마흔살이 되면 나이 먹는게 유쾌해 기절할만큼 재밌는 불혹쇼를 해주라고 했었다. 그런 유쾌한 계획이 있었고, 오만하게도 나는 마흔살같이 보이지 않으니까란 돼먹지 못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의연했다.
그리고 나이를 먹는걸 아파하는 것보다 지금 놓인 내현실이 아팠다.
그렇게 한살 한살 나일 먹으면서 내나이가 큰타격감으로 다가왔던건 작년부터였다. 아마도 유심히 거울을 보며 나를 들여다 보는 여유가 허락되면서. 아니 나의 체력의 바닥. 욱신거리고 삐걱거리는 몸뚱이를 마주하면서다.
물론 누군가에게 아름답게 보여지고 싶고, 어여삐 보여지고 싶은 간절함도 크게 한몫했다.
가장 시급한건 나잇살과 더불어 불어나는 체중 그리고 푸석해가는 피부탄력_ 바지런히 운동을 하고 몸을 생각하면서 먹어주고. 얼굴 피부와 탄력에 좋은 페이스요가든 케어도 좀 해야 하는걸. 나는 또 무지막지하게 게으름 을 핑계로 한탄만 하고 있다.
나이를 먹어도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향기로운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나만의 무드가 있으며, 잔잔한 가리스마가 있었음 좋겠다.
온화함, 평온함 여유와 깊이가 있되 싱그러웠음 좋겠다. 욕심일지 모르지만, 어려보이되 지적여 보이며, 고급스러워 보이되 소탈해 보이고 싶다. 그리고 한남자에게는 사랑스러운 할머니로 늙고 싶다.
그래. 그렇게 늙어가야지. 50살이 되었을 때 지금의 비참함 혹은 좌절 보다는 그때 나에게 어느 나이에도 볼 수 없었던 아름다움이 있기 위해서는_ 노력해야지.
안과 팎이 모두 두터운 사람이 되어야지. 유연한 생각이 있는 어른이 되어야지.
그러니까 많은 경험을 하고 다양한 책을 읽으며, 다양한 사고를 하고 좋은 것을 가까이 해야겠다. 하루하루를 헛되이 살지 말고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부모님에겐 당신들의 희생으로 키워낸 딸이 반짝여서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_
나의 지구 같은 존재인 조카들에게도 언제든 기댈 수 있는 그리고 아주 조금만 구석이라도 닮고 싶은 어른일 수 있게_ 마지막으로.
가볍지 않은 나이에도 유치하게 장난을 할 수 있고, 내가 하는 일에는 지지해주며_ 부족하고 구멍한 구석구석은 든든하게 매꿔주고 채워주는 그에게 평생 좋은 친구,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예쁨을 가진 여자로 잘 살아내야겠다.
로이킴, 있는 모습 그대로
너가 내 품에 안기면 세상을 안은 것 같고,
내 손을 잡아줄 때면 한 편의 시가 되어,
영원 속에 간직하고 싶어.
완벽하진 않아도 가끔은 투정 부려도
꿈꿔온 순간들과는 조금은 나 다르더라도
때로는 쓰러지기도 다시 또 일어나기도
이런 날 안아줘. 나를 사랑해줘.
나 있는 모습 그대로.
이 맘이 시간에 흐려져 사라질까 봐.
너와 내가 추억이 돼 버릴까 봐.
수많은 의심에 시들어가지 않도록.
더는 두렵지 않게, 더 불안하지 않게
너의 어둠 속에도 내가 있을게.
영원한 건 없대도, 모든 게 흩어진대도
따가운 시선들이 우리를 괴롭히려 한대도.
우리만의 세상에서 내 모든 걸 다 바쳐서
너를 지켜줄게. 너를 사랑해.
너 있는 모습 그대로.
너 있는 모습 그대로_ 우리 모습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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