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 (Spring Fatigue Syndrome).
봄철에 나타나는 피로 증상. 무기력하고 눈꺼풀이 무거워지며, 집중력은 바닥을 기고 식욕은 부진이라고 하지만 개인차가 있는 신체적 적응 현상 중에 하나. 봄이 되면 낮 시간이 길어지면서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하고, 신체 리듬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피로감과 졸음이 나타난다. 멜라토닌은 빛의 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낮 시간이 길어질수록 생체 리듬이 변화한다고 한다. 또한 봄이 되면 겨울에 비해 활동량이 증가하면서 운동이 부족했던 상태에서 갑자기 활동이 많아지면서 신체가 쉽게 피로해져서 생긴다고 한다. 이상하다. 나는 봄, 여름, 가을, 겨울 활동량이 심하게 변하지 않는데.
그렇다면 이 춘곤증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그래 규칙적인 수면유지, 특히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 줄여야 한다.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하는 요소 중에 하나니까. 그리고 하루 20~30분 가벼운 유산소 운동과 비타민B군, 비타민C와 D의 섭취를 증가시켜 야 하며, 명상과 요가, 취미생활을 통해 정신적 피로,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고 한다.
아쉽다. 어디에도 없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원인에도 그리고 극복 방법에도.
계절에 따라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생리적 반응이라고 한다면 나라에서 이 춘곤증을 인정해줘야 한다. 봄이 시작되는 3월과 깊어지는 4월 언저리까지 갑자기 눈꺼풀이 감겨 어느것도 하기 싫은 우릴 배려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눈꺼풀을 뒤집고 헤집어도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면 춘곤증 인정 조퇴를 3월, 4월 두달동안 한달에 5회 정도 인정해주는 정책이랄까. 대신 이걸 안쓰는 직원이 1명이라도 있을 시, 건강보험공단 차원에서 벌금을 물려야 한다. 국민들의 건강을 해하였으므로. 또한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을 줄여야 하므로 낮 동안 스마트폰을 할 수 있는 춘곤증 극복 스마트폰 타임을 하루 30분 의무적으로 모든 학교, 직장에서 인정해주기로 한다. 유산소 운동도 해줘야 하므로 3월 4월 3회 춘곤증 극복 유산소 꽃구경의 날을 운영하길 바란다. 인증샷은 기본, 학교나 직장에 제출해줘야 한다.
잠이 와서 이상한 소릴 하고 있다. 이상하지만 간절한 이야기가 맞겠다. 왜 인간은 계절감을 온몸으로 느껴야하는지. 예민하고 영민하다. 오늘은 춘곤증을 극복하는게 아닌 이토록 자연스러운 춘곤증 속 움츠리지 말고, 살랑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플레이리스트를 준비했다. 굳이 감겨진 눈꺼풀을 쥐어뜯지 말고, 감미롭게 떴다 감았다 떴다 감았다를 리듬감이 있게 하기 위함이랄까. 묵직하고 묵직한 우리 몸을 책상 언저리에라도 잠시 기대 쉬길 바라는 마음.
춘곤증 속 살랑이는 플레이리스트
1. 꽃구경 - 장사익
눈꺼풀을 감고 시작해볼게요.
2. trouble - 1415
서서히 눈꺼풀을 끌어올리세요.
3. 밤의 창가에서 - 신지훈
감기게 내비둬요.
4. 문득 - 로이킴
서서히 다시 눈꺼풀을 올려볼게요.
5. 인형의 꿈 - 김필선
어쩔 수 없어요. 내려앉게 내비둬요.
6. 아, 이유가 좋아 - 더 어쿠스틱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눈꺼풀아 미안해.
7.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해야 하는 이세상에서 - 안희수
이기려고 하지마요. 세상에 이길게 얼마나 많은데, 자연스러운 증상, 봄이 주는 메시지까지 이기려마요.
8. stop sign - 프랭클리
이제 퇴근할 시간이에요. 눈꺼풀아 오늘도 고생많았어.
봄이 주는 메시지 잘 받고 계시죠. 봄이 우릴 알아봐 주는데, 그걸 이기려 들고 모른 체 하는거 너무 삭막해요. 우리 아낌없이 반겨줘요. 아마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게 눈꺼풀이겠죠. 눈꺼풀 요가한다고 생각하고 떴다 힘을 주고 올렸다 해봐요. 또 알아요, 이것도 우리 눈꺼풀 주름 예방이 좋을지. 그게 아니더라도 우리 마음만큼은 편할지 몰라요. 봄처럼 몰랑몰랑하게 졸린 봄날 우리 행복하게 고생해요.
오늘 하루 춘곤증과 나란히 걷느라 고생한 지구인씨에게 받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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