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게으름이 보장받는 삶이었음 좋겠다. 눈치 보지 않고 늦잠을 자며, 일어나 뒤척이다 끼니를 건너 뛰던지 아니면 어젯밤부터 뱃속에서 뱅뱅거리던 음식을 먹던지_ 독서를 하든 청소를 하든 그게 아니다면 종일 가만히 창밖을 쳐다보든_ 누구에게도 그 시간들이 미안하지 않고 온전히 날위한 이기적인 시간들을 갖고 싶다.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는 엄마에게 미안해 눈을 부빈다든가 뒤척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이것저것 치워야 하고 조카들과 뭔가를 하지 않더라도 마음 한켠은 조카들에게 있어야 할 것 같고_ 발라당 누워있자니 미안한게 많아지고, 뭔가라도 바지런해야 할 것 같은 조급감은 늘 있는_
가만히 있다가 어디론가 휘익 떠나고 싶고_ 그곳에서도 무엇하나 걸림없이 내시간을 채우다 오는게 감히 꿈꾸지 못하는 호사일까. 어딘가에 묶이지 않은 결혼하지 않은 자라고 해도 나는 한 발 한 마음에 티나지 않게 가족이란 테두리에 묶여 거기에서 작은 역할이라도 해내야 한다.
그냥 문득 어떠한 타이틀없이 그냥 온전히 나로만 충실한 시간을 가져보고 싶어졌다. 누구의 딸도 아닌, 누구의 고모도 아닌 _ 언니나 동생도 아니고_ 누구의 무엇도 아니라 그냥 나. 내가 무얼해도 나에게만 미안하고 나에게만 감사하고, 나에게만 서글프고 나에게만 충만한.
작지만 아늑하고. 풍요롭지 않지만 소박한 어느 곳이라도 그냥 온전히 나로 채워진 _ 이기적이지만 행복할 것 같은 시간이 내삶에 얼마나 있었는지_ 티나지 않지만 강렬하게 묶여있는 것들에서 언제쯤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아니 꼭 그게 아니더라도_ 온전히 그냥 나답게 삶을 사는게 자체가 딸로서, 고모로서 언니, 동생으로서 _ 그리고 누군가의 무엇으로서 잘하는 짓이 되는 그런 날이 나에게 펼쳐지길. 그게 감히가 아니라 당연히가 되는 그날이 오길.
(앨범재킷을 누르면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희망의 나라로
휘파람 담 너머로 달아나면
어둠이 숨어드네
달고도 쓴 아린 인생 맛
단숨에 삼켜본다
동전처럼 둥그런 세상 어딘가
이름 모를 곳이면 또 어떠리
사랑하는 그대만 곁에 있다면
하얀 별들이 쏟아지는
꿈꾸던 희망의 나라로
낭만에 대하여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나를 떠나가는 것들
매일이 이별의 연습이지만
여전히 난 익숙해지지 않아
그러니 잘 가라 인사 같은 건
해줘야지 너에게 또 나에게
배웅은 또 다른 마중일 테니
해야겠지 너에게 또 나에게
난 아파하겠지 그래야
보낼 수 있을 테니 모든 걸
난 나아지겠지 모든 건
다 지나갈 테니
보내야 오겠지
내일이 그렇듯
또 흐려지겠지
지나간 것들
그리움은 사랑이 아니더이다
사랑이라면 그것이
만약에 사랑이라면
내 가슴에 시퍼렇게 멍으로 남은
이것도 사랑이란 말이냐
눈을 뜨면 앞을 막는 강물
돌아선 가슴에 하나의 가슴에
찰나의 순간
우리 삶 속 순간순간의 소중함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지지 못하는 꽃처럼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다울 것이라 믿습니다
찰나의 순간
여러분의 낭만은
오늘도 안녕하신지
조심스럽게 물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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