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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터에서 난 잠시 즐거워서 슬플거에요. 별거아니라고. 플레이리스트

kind-blossom 2025. 5. 27.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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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지 않은 외출에서 오는 설렘
대단하지 않은 외출에서 오는 설렘

 

무거운 마음으로 시작된 외출인데 그곳에서 시작된 여행의 추억들이 우수수 흩어지며 주책없는 설렘이 시작되었다. 그곳에서 만난 바람도 지나는 사람들도 특별했다. 특별하지 않은 일상의 풍경도 모두 굉장한 사연을 담은 한 컷 한 컷이 되어 내눈에 들어왔다. 저사람들은 어딜 향하고 있는것이며 무슨 연유로 그곳을 향하고 있을까. 

저사람의 한숨은 왜 저리 깊고 애잔할까. 저사람은 창밖을 왜저렇게 빤히 쳐다보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잠을 자지 못한 탓에 피곤했음에도 나는 사람구경, 창밖구경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된 나의 생각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느라 바빴다. 

 

편했나? 그래서 이렇게 배부른 무료함에 허우적거리나? 신나고 싶은 마음과는 달리 내가 만들어가는 현실은 반대를 향하고 있었을까? 뭐가 부족한가? 아니면 넘쳐나서 이렇게 연약한 마음을 지니나.

 

괜시리 나를 탓해보기도 했다가 어떤이의 한마디를 탓했다가 _ 끝을 모르고 이어지는 생각의 끈을 겨우 부여잡아 준건 챙겨간 책 한 권. 여행을 갈 때마다 빼놓지 않고 챙겨가게 되는 책 하나. 분명 처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글자들도 마음에 한자 한자가 튕기면서 내것이 된다. 기특하게도 그러면 온갖 오만방자(?)한 생각들도 다른길을 찾거나 숨죽이며 착한마음으로 변신을 하거나 혹은 잊혀진다.

 

감정이 예민한 탓에 호기심이 많으며, 머무름보다 변화하는걸 추구하지만 잔잔한 것에 평온함을 느끼는 정의되지 않는 나의 오춘기 정도라고 해야하는건지. 아니면 오랜만에 여행이 머물렀던 장소를 오니 설렘이 과다해서 내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것인지 모르지만.

 

이 또한 몇 년동안 나를 제대로 바라봐주지 못하고 알아주지 못한 나의 소홀함의 증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밤은 또 돌아왔고 나는 _ 내일을 위해서 푹 자는 것으로. 오늘 귀를 뱅뱅 돌며 나와 함께 한 노래들 세곡을 조용히 놓고 가야지. 

 

(곡목을 클릭하면 노래를 들을 수 있어요)

 

강진아 - 빈터

 

또 얼마 전에 그런 꿈을 꿨어.
사라진 마을 하나
그 위에 서있는 나
알 수 없는 세계에서 나는
여태 추억을 안고
머물러 있었나 봐.
너 가고 나서 다시 오지 않는
다 무너져버린 나의 동산은
모든 게 길을 잃은 채
너만 기다리는데

 

 

알레프 - 난 잠시 즐거워서 조금 슬플 거에요.

 

난 잠시 즐거워서
이젠 지겨워졌지
남아있는 새들도
날려 보내야지
아- 새 노래로 이별을 부를게요.
아- 나지막이 읊어 줄게요.

난 잠시 즐거워서
조금 슬플 거예요.
정말 길진 않을 거예요.
짤막한 노래예요.
노래가 끝나면
난 슬퍼하지 않아요.

 

 

장기하와 얼굴들 - 별거 아니라고

 

다 별거 아니라고
아름다웠던 사람아
그리운 나의 계절아
이 노래가 들린다면
한 번 더 내게 말해줄래
조그마한 약속마저
이제는 두려운 내게
뭐든지 두려워할 건 없다고
알고 보면 다 별거 아니라고
풀이 죽은 내 손을 잡고서
늦은 밤 전철역 벤치에 앉으며
너는 내 뺨을 어루만지며 말했지
다 별거 아니라고
아름다웠던 사람아
그리운 나의 계절아

 

 

 

강진아 알레프 장기하와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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