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주말, 감성 충전! 듣기 좋은 국내인디 추천
비가 우둑우둑 내린다. 지저분한 차가 조금 깨끗해지려나, 이럴 줄 알았으면 꽃화분좀 바깥에 둘걸 기대와 후회가 교차하는 하루였다. 달달한 팝콘을 보며 영화 하나를 너끈하게 때릴까 하다 조카들의 일주일간 학교생활 에피소드가 생각날 때마다 뛰어와 이것저것 묻는 통에 영화의 호사는 잠시 접어뒀다.
냉장고를 열어봤더니 누가 사놨는지 막걸이가 보인다. 비오는 날 부침개 막걸이 한 잔이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러다 문득 비오는 날 막걸리를 혼자 홀짝이는 나를 보게 될 조카들이 생각나서 그또한 접게 되었다. 비는 오는데, 무얼 해야할까.
비를 보며 빗소릴 들으며 조용히 들을 노래를 선곡했다. 늘 비슷하면서 늘 새롭게 선곡하는 내가 참 신기했다.
이것저것 노래를 찾다보니 내일 생일을 미리 축하해주는 빠른 사람들에게 빠르게 대답을 해주다 선곡을 미루게 되었다.
카카오톡의 생일 알림으로 누군가에게 생일 챙김을 받게 된 것 같아 카카오톡에게 고맙다가도 나 어렸을 때는 이런게 없어서 다이어리에 챙겨야 할 생일들을 연초에 넘겨가며 채웠던 감성을 들이켜 삼킨 것 같아 또 밉기도 했던 오후였다.
조카들 축구 배우러 가는걸 운전해주며, 엄마랑 장을 봤다. 월요일에 가져갈 식량을 구비할 겸. 그런데 또 막상 사려고 하면 없다. 안사면 또 후회할거면서. 냉장고에 한가득 음식이 있으면 또 빨리 먹어버려야될텐데 조급해할거면서.
집에 돌아와서 비가 좀 그치자 조용히 걷고 싶어 밖을 나섰다. 우산에 탁탁 떨어지는 빗소리가 좋았고, 한쪽 귀만 꽂아둔 이어폰 덕에 조용히 감미롭게 들리는 음악들도 좋았다. 오랜만에 미뤄둔 톡을 답장해야지 핸드폰을 꺼내 마음을 담기보다는 나도 답을 했다는 안도를 챙기기위해 호다닥 나의 흔적을 남겼다. 그리고 그 다음 답들은 무책임하게 보고 답하지 않고 또 다음으로 미뤘다.
카페를 들어갈까 말까 하다가 아껴뒀다가 내일 그와 함께 가야겠다 생각하고 참아냈다. 커피 또한 그와 먹는 커피가 담백하고 맛나다.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고 전과는 다른 결론에 닿게 만든 사람이다. 참 순간의 감정에 충실했던 난데, 감정에 깊이와 텀을 줬던 사람이기도 했다. 나를 멈추게도 하지만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내 생각이 복잡해지고, 내 감정이 부대껴지는걸 참 못참는 나였기에 긴연애는 불가했다. 가능케 하고 싶지 않았다. 더 두터운 감정이기 전에 더 바닥을 보기 전에 끝을 내는게 가장 현명하다란 굳건한 내사고에 충실했다.
굉장히 무던하고, 독한 사람이라고 해도, 변덕이 심하다는 평을 받아도 나는 우선 내가 조금 더 편히 살길 바랐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나 자신이 참 신기할 때가 많다. 어떻게 그런 아픔을 견디고 그런 것들을 넘고 넘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울컥이는 기억들을 멈춰서 다독일 수 있었는지. 무수한 물음들을 모른체 할 수 있었는지. 울퉁불퉁해지는 감정들을 차분히 앉아 다듬을 수 있었는지. 종종 조금 더 수월한 길과 사람에게 흔들리지 않고 오롯이 한길만을 터벅터벅 걸을 수 있었는지.
여전히 이렇다란 답을 내릴 수 없지만,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 일을 하다 다치지는 않을지 많이 고단하지 않을지를 걱정하며 _ 그렇게 좋아하는 카페마저도 지나칠 수 있었는지. 문득 내감정과 그의 존재감에 대해 생각을 옮기며 집을 돌아왔다.
샤워를 하고 방을 정리하고, 일찍이 하룰 정리해야겠다 생각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루를 이끌어준 노래들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비오는 주말, 감성이 충전되는 플레이리스트를 놓고 간다.
밤은 좀 늦었는데, 떡볶이에 맥주는 어떨까 고민하는 나의 고민까지 함께 놓고 간다. 흐흐흡.
(곡목을 누르면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비오는 주말, 감성 충전! 듣기 좋은 국내인디 추천
어젯밤은 정리하다 샛고
코 끝에 걸린 그대는 이제
봄이 찾아왔네요. 사랑했어요.
난 어울리지 않는 따뜻한 품.
잊지 말아요.
나의 모든 맘을 고백했던 날.
곁에 없어도
나는 항상 그대 곁에 있어요.
난 너의 작은 것도 기억 못 하는 건 없어.
난 사실 가끔 너의 슬픔을 모른척하고
가느다란 팔을 너의 베개로 줄 수 있어.
Cuz I already know
You don't love him like you loved me
No matter what you tell him
You left your heart behind girl
Come back and pick it up
We are never gonna be done no no
난 웃으면서 영업하고
빈말하기 싫은걸요.
그대 알잖아요.
우린 저들과는 너무 다른 것을
난 먼 뒤에서
지켜볼 수가 없던
우리가 우리를
잊어가야겠지만
한참을 또 서성이다 갑니다.
우리가 언젠가
떠오를 날이 있다면.
지구가 멈춰도
나는 네곁에 있을게.
온 세상이 전부 무너지는 날
또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는 너.
전부 다 사라지는 걸,
전부 다 사라지려나,
내곁에 있어줘.
아름다운 밤이야. 내가 원하지 않더라도.
안녕을 위해 오른 곳에 앉아,
이런 별들을 구경해.
그렇게 생각하니까 나의 마음이 빛나.
알면서도 안 되는 거지. 참 이상해.
아 알면서도 안 되는 게 참 많아.
모두 하나같이 알고는 있잖아.
알면서도 안 하는 거 참많아.
했던 말을 또다시 반복하잖아.
모두 내 뜻대로 되기를 바라지도 않아.
하긴 마음처럼 되면 그게 뭐겠어 참 이상해.
살아본다, 매일밤.
버티면 된다 하니까
무책임한 말을 믿자.
보지 말자 매일밤.
작은 화면 속에 속아
그곳에 날 가두지 말자.
아니면 당장 짐을 챙긴 다음
집에 좀 다녀올까.
그래 잠깐만 쉬다 갈까.
아니면 당장 짐을 챙긴 다음
먼곳으로 떠나볼까.
그래 잠깜만 쉬다 오자.
나 조금 누우면 안 될까.
이대로 잠들면 안 될까.
따뜻한 꿈속에서 조금 쉬고 올거야.
많은 게 달라지고 변하고 시들어 가고
애써 감춰온 나의 지친 마음도
더는 필요 없을 자존심을 내려놓으니
이젠 나 자신을 가엷어해도 되겠지.
탓할 무언가를 애써 떠올려봐도
오직 나만의 어리석음 뿐이었네.
나의 선곡으로 누군가의 시간들이 아낌없이 포근해지길.